런던, 모로코, 그리고 스페인 1편
아침에 9시 전에 나와서 지하철을 타고 군자로 갔다. 군자에서 09:40 경 인천공항 리무진을 탑승했는데 이때까지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지 못했다. 알고 보니 이 차가 09:05 차인데 밀리고 밀려서 09:40분에 군자에 도착하는 일이... 그걸 타고 군자에서 건대까지 빠져나가는데 한 시간이 더 넘게 걸렸다. (차라리 지하철을 타고 갈 걸 ㅠㅠ) 그렇게 11:28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짐을 붙이고 나서 만나기로 했던 일행을 만나서 사진도 찍고 여행 잘 다녀오라고 인사도 하고 헤어졌다. (D로 가서 Aeroflot 티켓팅을 했음. 일단 인천->모스코바, 모스코바->런던) Moscow행 SU251을 13:00에 탑승을 했다. (근데 비행기가 정말 안 떴다. 그것보다 놀라운 것은 분명 나는 러시아 항공을 탔는데 승객의 반 이상이 한국사람... 옆에도 한국인, 대각선도 한국인, 앞에도 한국인... 이게 뭐야?) 오랜만에 비행기를 타서 그런가 뭔가 어색했다. 그리고 끝자리라 좌석을 제대로 눕히지도 못했다. (9시간이나 가야되는데 ㅠㅠ) 처음 나온 기내식은 beef를 먹었는데 고기가 맛있었다. (역시 MSG 맛이 참 좋아) 즐거운 여행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두 번째 기내식은 뭐를 먹었는지 기억은 안나는데 기내식에 나왔던 오예스는 기억이 난다. (오예스는 런던 한인민박집에서 먹었다. 즉, 런던까지 같이 날라갔다는 얘기 ㅎㅎ)
Moscow에 공항에 도착했다. 시간을 잘못 알고 뛰어야 되는 줄 알았는데, 현지시간 16:45 무려 비행기 시간까지 2시간이 남은... 알고 보니 제대로 된 시간에 비행기가 도착했다. 공항 안에서 스타벅스를 그리 찾았건만 보이지도 않고, 저녁 6시도 되지 않았는데 면세점은 거의 다 문을 닫았다. (아니 거의 가게가 없었다고 보는게...) 졸리고 머리가 띵해서 커피 한잔을 했다. (현지 돈으로 295, 우리나라 돈으로 4,500원... 싼 줄 알고 먹었는데 그냥 우리나라에서랑 다를 바가 없었다.) 형이랑 페이스타임해서 잘 도착했다고 알려주고 나 잘 살아있다고 알려주고, 근데 와이파이가 느려도 너무 느리다. 그래서 제대로 연락을 길게도 못하고 끊었다. (그래도 되는 게 어디야 ㅠㅠ) 머리가 아프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시차적응을 몸이 못 버티는 것 같다. 그래도 생각보다 여기서 환승하는 사람들이 많다. 혼자가 아니라 다행이다. 근데 4시간 비행기를 또 어떻게 타지...ㅠㅠ 런던까지 무사히 도착했으면 좋겠다. (SU263, 27 Gate)
두 번 째 비행기 탑승. 첫 번째 보다 작은 비행기다. 여기 러시아 승무원은 처음보다 훨씬 예쁘다. (뭐지...?!) 좌석도 엄청 편하고, 그냥 누워서 주구장창 자야겠다. 눈 뜨면 런던 이었으면 좋겠다. 비행기가 떴는데 처음보다 편하다. 옆에 아저씨가 앉아서 그냥 런던 정보나 얻어 볼 겸 해서 짧은 영어로 물어봤다. 근데 아저씨가 정말 친절하다. 런던에 관해서 알려주셨다. 어디를 가보고, 무엇을 먹으면 좋을지 상세히 적어주셨다. (아직도 내 노트에 적혀있다.) 그리고 명함도 주시고 자기는 약사인데 이제 프리랜서고 50살이라고 (내가 힘들다니까 자꾸 You Are Young. HaHa 이렇게 말하셨다.) 자기는 2달은 런던, 1달은 홍콩, 이렇게 생활 하신다고 하셨다. 부인 분이랑 참 행복해보이셨다. 그리고 메일 꼭 보내라고 신신 당부를 하셨다. 친구 아니냐고 장난도 쳐주셨다. (부인 분이 홍콩 사람이라 이렇게 지내신다고 부가설명도 해주셨다.) 역시 인연은 어디서 만날지 모르는 법이다. 입국 심사가 엄청 빡세다고 유명해서 엄청 쫄았더니 질문 세 개 받고 끝. 그 질문도 여행온 목적이 뭐니? 처음 왔니? 그리고 일행있냐? 그래서 엄청 놀랬다. 내려서 유심을 사려고 했더니 Three 유심은 없고 ㅠㅠ, 코치 타려고 해서 물어물어 히드로 익스프레스 타고 한 역 가서 터미널 3에서 표 사러 갔더니 끝났다고 해서, 한 번 더 물어 봤는데 끝이라고 해서 우는 마음으로 tube 타러 갔다. tube를 타기 전에 information 가서 물어보고 tube 환승도 한 번 하고 해서 victoria station에 잘 도착했다. 근데 victoria station에서 길을 잃어서 약 40분 정도 헤매다가 극적으로 아주머니랑 통화 되서 숙소를 잘 찾아왔다. 와서 또 새로운 인연을 만나고, 아침에 눈 뜨면 시작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신이 났다. 벌써 집에서 나온 지 24시간이 넘었다. 역시 집나오면 고생이다. (물어보니 영국이 엄청 안전하다고 한다. 나는 왜 그리 쫄았을까? 비행기에서 만난 아저씨도 계속 be careful 이라고 했는데....)
2016. 01. 26 화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밥을 먹는데 아직도 꿈속인 줄 알았다. 내가 런던에서 아침을 맞고 밥을 먹는다는 게 정말 꿈같았다. 볼을 꼬집어보고 물도 마시니까 현실이라고 알았다. 무엇을 할까 하다가 근처에 있는 첼시 구장인 Stemford Bridge에 갔다. (11번 버스를 타고 2층에서 보는 런던이란 정말 멋있었다!) 첼시 구장에 가서 숙소에서 만난 형이 사진도 찍어주고 구장도 둘러보다가 메가스토어에 가서 구장투어 티켓을 사고, 보고 있는데 한국 관광객이 있어서 먼저 다가가서 이런 저런 얘기를 했다. 첼시 구장투어를 하니까 여기서 경기가 보고 싶어졌다. 그냥 좋았다. 이런 스토리를 잘 꾸며 놓았고, 선수들의 공간, 내가 TV 혹은 인터넷에서 보던 것을 실제로 체험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그냥 좋았던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것을 하면 괜찮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많은 준비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말이다. 아침부터 뭔가 믿을 수가 없다.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아 그리고 내가 어제 봤던 라이징 썬 이라는 펍이 첼시의 시작이 되는 곳일지도 모른다는 얘기를 들으니 참 신기했다.)
낮에 샌드위치에 탄산수를 먹었다. (마치 런던 사람이었다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물론 어색했겠지만 ㅎㅎ) 샌드위치는 평범했고 탄산수는 생각보다 탄산이 쌔서... 좀 그랬다. 그래도 샀으니 맛있게 먹고 남은건 그대로 가지고 빅토리아-앨버트 박물관으로 갔다. (414번 버스 타고 갔다. 처음에 잘못 탄 줄 알고 구글 맵을 끊임없이 확인하면서 갔다.) 비가 많이 와서 당황했지만 그렇지 않은 척 하면서 박물관으로 들어갔다. 처음에 길을 헤매다가 제대로 찾아서 0층부터 차근차근 보았다. 모르는 것은 짧은 영어로 물어보고, 글도 한번 읽어보고 정말 좋아서 와이파이가 되어서 페이스톡을 형한테 했다. (근데 안 받아서 아쉬웠다.) 시간이 빨리 흐르다 보니 마음이 정말 급해졌다. 내가 다음에 오지 않는 한 다시 볼 기회는 없으니까 많이 보고 가야된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1층에서는 (정확히는 Level 1이다.) 한국관도 보고, 일본관도 보고, 중국 관도 보고, 길도 한 번 더 잃어보고 (이게 뭐야 ㅠㅠ 맨날 길 잃는다고...) 그러다 찾은 중동 건물 관련 전시에서 200m짜리 기둥보고 입이 떡 벌어지고 (거기에 놀라운 점은 2500개의 조각이 정말 정교하게 되어있었다. 정말정말 정교하게!!) Level2 올라가서 큰 벽화그림도 보고, 그냥 정말 좋았다. 그거 외에는 표현할 말이 없었다. 그런 찰나에 형이랑 연결 되서 형한테 보여주고, 길을 또, 아니 계속 잃고, 계속 물어보고, 그렇게 보다 보니 시간이 부족할까 급하게 Level3 올라갔었는데 거기도 정말 컸다. 보다 보니 몸도 지치고, 제일 중요한 건 무릎이 너무 아파왔다. 그래서 좀 앉아서 쉬다가 직원한테 길 물어보면서 “여기 너무너무 커요. 그죠?^^” 그러니까 직원이 “맞아요. 그니까 행운을 빌어요 ^^”라고 했다. 직원이 이럴 정도니, 진짜 크긴 큰가보다 라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영국 관도 반 정도 보고 Level 5도 올라가 보고, 3시간을 봤는데 반은 봤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돌았건만 셰익스피어 초본을 못봐서 다시 물어물어 들어갔는데 거기 직원도 자세히 몰랐다. 너무 너무 크다고, 내가 반의 반도 못본 것 같다고 하니까 자기도 일하는데 아직 다 못 봤다고 했다. 그렇게 힘들게 찾아서 초본을 보고 다시 힘들게 길을 찾아서 나왔다. 집까지 걸어서 가보자 는 생각에 나와서 걷는데, 춥고, 비도 오고, 그냥 버스타고 편하게 갈 걸 내가 무슨 호사를 누리겠다고 걷고 있는지 참 한심했다. 그래도 숙소에 도착하고 나니 뭔가 뿌듯했다. 이모님이 해주시는 볶음밥을 먹고 다른 곳으로 잠깐 오래 계시는 누나랑 출장(??)을 갔다. (이틀간 다른 집에서 잤다. 근데 거기도 엄청 좋았다.) 가면서 누나랑 이런 저런 얘기 하고 그러다 보니 도착해서 거기 숙소에서 대충 짐을 풀고 씻고 근처 마트를 일부러 갔다. 참신한 아이템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축구공 케잌과 겨울왕국 시리얼, 등등) 그리고 다 크고, 많고,,, (나는 혼자 여행 왔는데?) 그래도 나한테 맡게 조금 사오니 뭔가 해낸 것 같고 기분이 좋았다. 아 오늘 많이 걷고 돌아다니다 보니 졸리다. 내일은 이모님께서 말씀하신대로 뮤지컬이나 봐야겠다. (아, 오렌지주스를 사왔더니 뭔가 엄청 셔서 이모님께 물어보니 하시는 말씀이 원래 물에 희석시켜서 먹는거라고 하신다. 정말 특이하다 ㅎㅎ)